티스토리 뷰
베란다에서 패션후르츠 키우기 가능할까?
결론은 '가능하다'.
패션후르츠(Passion fruit)는 열매가 백 가지 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백향과라고도 불립니다. 베란다에서도 소소하게 수확할 수 있어요. 직접 수확해본 후기와 함께 자세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백향과 농장에서는 한 주 당 100개가 넘는 패션후르츠를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농장 환경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전히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베란다에서는 기대치를 낮추어 수확량을 5개 미만으로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미리 준비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백향과의 열매를 보기 위해서는 다소 넓은 공간과 큰 화분이 필요합니다. 햇빛도 하루 4시간 정도는 들어야 합니다.
계절별 돌보기 - 겨울
제가 키우는 백향과입니다. 겨울에는 백향과를 말끔하게 가지치기합니다. 백향과는 자라는 속도가 빨라서 날씨가 풀리면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작던 백향과도 여름을 지나면 창문을 모두 덮을 정도로 자라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해서 가지치기를 합니다. 가장 튼튼한 줄기 하나만을 남기고 잎 10장 정도가 남도록 모두 자르면 됩니다.
계절별 돌보기 - 봄
봄에는 백향과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른 봄에 지름 20cm가 넘는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 주세요. 분갈이를 하면서 화분 바닥 흙에 퇴비를 약간 섞어 넣어 줍니다. 물은 화분의 겉흙이 마르고 나서 듬뿍 주고, 본격적으로 날씨가 풀리면 비료를 줍니다. 열매를 수확해서 섭취할 것을 생각하면 화학비료보다는 천연비료가 더 좋겠지요?
계절별 돌보기 - 여름
여름에는 본격적으로 패션후르츠가 자라면서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꽃대가 한 번 올라오기 시작하면 다른 곁가지에서도 꽃대가 줄줄이 올라옵니다. 이 때 양분이나 햇볕이 부족하면 꽃이 피지 못하고 꽃봉오리 째로 톡 떨어집니다. 꽃은 총 서너 개만 남기고 모두 따냅니다. 베란다 환경에서는 꽃대를 많이 달다가 오히려 꽃이 하나도 못 피고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패션후르츠 꽃은 오래 피어있지 않습니다. 하루 내지 이틀 동안만 꽃이 피고 금세 접힙니다. 주로 오전 시간에 꽃이 피는데, 그 때 부드러운 붓으로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발라 줍니다.
꽃가루를 묻혔다고 해서 반드시 수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절반 정도의 확률로 수정이 되는데, 이는 기다림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수정이 되지 않은 꽃은 오므라들어서 저절로 떨어지고, 수정이 된 꽃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줄기에 붙어 있습니다.
수정이 된 패션후르츠에서는 며칠 후에 꽃 사이로 열매가 보입니다. 열매가 한 번 맺히면 웬만해서는 떨어지지 않고 잘 자랍니다. 물 주기와 햇빛을 놓지치 않고 꾸준히 유지해 줍니다.
계절별 돌보기 - 가을
가을에 접어들면서 열매도 점점 익기 시작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잎이 낙엽지고 줄기가 갈색으로 변할 즈음이 되면 열매가 완전히 익습니다. 익어서 수확할 때를 기다리지 않더라도, 다 익은 열매는 저절로 떨어집니다. 패션후르츠는 겨울에 가지치기를 하여 내년에 다시 키울 수 있습니다.
떨어진 열매를 주워서 바로 먹기보다는, 하루 정도 후숙해서 먹으면 더욱 향이 진하고 맛있습니다. 직접 키운 백향과는 사먹는 것보다 신맛이 덜하고 향기로웠습니다. 비록 많은 양을 수확하지는 못하지만, 소소하게 키우는 재미를 얻기에는 충분합니다. 집안에서도 패션후르츠 키우기 어렵지 않으니, 베란다 가드닝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키워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본 글은 파트너스 활동으로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는 링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