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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리 소포라 번식 물꽂이
마오리 소포라 번식을 위해 물꽂이・・・5개월 후
지난 3월, 실내 화분으로 마오리 소포라를 데려왔습니다. 앙증맞고 귀여운 잎사귀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수형에 반해서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새로 들여온 소포라의 줄기 한 쪽이 삐쳐나와 두어 마디를 살짝 가지치기 했습니다.
가지치기한 줄기를 보니 그냥 버리기 아까웠습니다. 파릇파릇 귀여운 이파리가 그대로 달려 있어서 마치 살아 있는 하나의 나무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식물을 키우시는 분들 중 이 기분에 공감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매번 가지치기 후에 나오는 줄기를 그냥 버리긴 아깝죠. 물꽂이를 하거나 삽목을 하거나 나눔을 하거나... 꼭 쓰임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마오리 소포라의 첫 가지치기에서 나온 줄기이니 물꽂이를 해보기로 합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아주 작은 마오리 소포라 나무 하나를 더 얻는 셈입니다.
3월 14일 마오리 소포라 물꽂이 시작
줄기 맨 아랫부분의 잎만 따서 정리하고, 윗부분은 모두 그대로 두었습니다.
잘라낸 면은 사선으로 다듬었습니다. 나름대로 사선으로 잘랐지만 줄기가 너무 얇아서 거의 구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길이가 5cm 남짓한 짧은 줄기는 꽂아둘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집안을 뒤져 겨우 작은 원통형 용기를 찾았습니다. 어두운 색이어서 뿌리 활착에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가지가 너무 가늘고 연약하여 과연 무사히 뿌리가 내릴지 반신반의했습니다.
3월 30일 변화의 시작
약 2주 후인 3월 30일, 줄기 끝에 작은 덩어리가 생겼습니다. 켈로스가 형성된 것입니다.
캘러스(Callus)라고도 하는 이 덩어리는, 세포가 분열하여 생기는 종양과 같은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캘로스는 뿌리, 줄기, 잎 가릴 것 없이 식물체의 어떤 기관이든 될 수 있기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에도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사람의 몸도 식물처럼 세포 분열을 하여 어떤 기관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면 수명이 엄청나게 늘어나지 않을까요?)
4월에 접어든 후로는 물꽂이한 줄기에 큰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간혹 물을 갈아주곤 하였는데, 잎이 점점 노랗게 변하고 있어서 이번 번식은 실패구나 싶었습니다.
노랗게 변한 잎을 정리해서 맨 위의 2개만 남겨 두었습니다. 그마저도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잎이 바래갔습니다.
8월 14일 성공의 기로
그런데 무려 5개월이나 지난 8월 14일, 다시 줄기를 확인해 보니 어느새 뿌리가 나 있었습니다. 아직 작고 가녀리지만, 이젠 확실하게 뿌리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마오리 소포라 물꽂이 성공의 길목에 섰습니다. 큰 탈 없이 이대로 뿌리가 더 자란다면 무사히 번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뿌리가 충분히 더 자라고 새 잎 한 장이 나오면 흙에 식재할 예정입니다. 가장 작은 사이즈의 토분에 옮겨 심어 귀엽게 키워보려 합니다.
물꽂이한 마오리 소포라의 소식은 다음에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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